저맥락 커뮤니케이션 하기

엊그제 우리 팀과 두 달 가량 일했던 국대 대기업의 PM이 조심조심 말했다.
“혹시 그 분, 외국 살다 오셨어요?”

이메일 쓰레드를 따라 읽으며 너무 수분이 부족(?)하다 느끼긴 했었다.

이메일은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. 행간에 내가 파악하지 못한 감정이 있을까 서로 전제를 깔지 않을 수록 좋은 것 같다. 특히 조직 내에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이 있을 경우에는 설사 그/그녀가 조직이 표준으로 쓰는 언어를 읽고 쓸 줄 안다고 해도 바로 번역기에 가져다 붙여도 문제없이 번역될 문장으로 써야 하고, 읽는 사람의 시간을 적게 뺏을 수 있을 수록 좋다(고 배웠고 가르쳤다. 그러나 조직마다 다른 규율이 있겠지.)

우리는 맥락을 파악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다. 다양한 사람들과 일해야 할수록 가능하면 저맥락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연습을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.

너그러이 이해해주신 갑 님께, 감사 인사를 전하며.
그 분은 외국 살다 오지 않았습니다요.

한성은
한성은
데이터 엔지니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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